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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고도 측정: 해발고도는 어디서부터 측정하는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해발고도"라는 단어는 산이나 도시의 높이를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에베레스트산의 해발고도는 약 8,848m이고, 서울의 평균 해발고도는 약 38m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 하나. “해발(海拔)”이란 바다의 어디를 기준으로 한 높이일까요? 바다는 밀물과 썰물, 기후 변화로 늘 출렁이는데, 고도를 측정하는 ‘기준점’은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고도의 정의, 기준면의 의미, 지구의 평균 해수면을 어떻게 측정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고도란 무엇인가?

고도(高度)란 특정 지점이 기준면(基準面)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수직 거리로 표현한 것입니다. 항공에서는 지표면 기준 고도, 산악에서는 해발고도, 해양학에서는 수심 등 맥락에 따라 기준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지형 지물의 높이를 측정할 때 가장 널리 사용하는 기준은 ‘해발고도’입니다.


 해발고도의 기준: 평균 해수면

‘해발’이라는 말 그대로 해수면(바다의 수면)을 기준으로 삼아 지표면의 높이를 측정합니다. 하지만 바닷물은 끊임없이 밀물과 썰물, 기압, 해류, 바람, 기온 등의 영향으로 요동치기 때문에, 고도를 측정할 수 있는 ‘고정된 바다 수면’이 필요합니다. 이때 사용하는 개념이 바로 "평균 해수면(mean sea level, MSL)"입니다.

평균 해수면이란 장기간(수십 년간)의 해수면 높이를 평균낸 값으로, 이러한 평균값을 고도 측정의 기준면으로 삼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인천 앞바다의 평균 해수면을 기준점으로 사용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전국의 고도 측정망이 구축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측정할까? – 인공위성과 지오이드

오늘날에는 평균 해수면을 단순히 해안에서 측정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위성 GPS, GRACE, TOPEX/Poseidon 같은 위성 레이더 고도계를 활용해 지구 전역의 해수면을 정밀하게 관측하고, 이를 통해 보다 정확한 고도 지도를 작성합니다.

이때 지표면에서 수직으로 내려간 ‘기준면’으로 쓰이는 개념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지오이드(geoid)입니다.

 지오이드란?

지오이드는 “지구 중력장에 따라 평균 해수면을 육지 밑으로 확장시킨 가상의 면”입니다. 말하자면 중력이 일정한 가상의 ‘수준면’으로, 바다의 평균 수면이 육지 밑으로 쭉 이어진다고 상상한 개념입니다. 이 지오이드를 기준으로 GPS가 측정하는 위치 정보가 ‘실제 고도’로 변환됩니다.

지구의 고도 측정


 왜 정확한 고도 측정이 중요할까?

정확한 고도 측정은 단순히 산의 높이나 지형의 비교를 넘어서 다음과 같은 영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 기상예측: 대기층의 고도를 정확히 알아야 날씨 예측이 정밀해집니다.
  • 홍수 및 해일 예측: 지형의 높낮이에 따라 물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 항공·항해: 비행기 항로, 해상 항해에 필수적인 고도 정보입니다.
  • 지형도 제작 및 도시 계획: 건축 설계, 도로 건설, 도시 조성에 정확한 고도 정보는 필수입니다.

 정리하며

고도는 단순히 “높다, 낮다”를 가리는 수치 이상의 과학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바다의 평균을 기준으로, 위성과 중력 데이터를 활용해 계산되는 이 고도 정보는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중요한 기초 인프라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입체적 구조를 이해하려면, 고도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