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지금 이 시대는 ‘간빙기(間氷期)’에 해당합니다.
즉, 과거 수십만 년간 반복된 ‘빙하기’와 ‘간빙기’의 틈 사이에 살고 있는 셈이죠.
하지만 과연 빙하기는 왜 발생했고, 다음 빙하기는 언제 찾아올까요?
이 글에서는 단순한 추측이 아닌, 지질학적·천문학적·기후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빙하기의 진짜 원인을 밝히고, 인류가 마주할 미래의 기후에 대해 탐구합니다.
빙하기란 무엇인가?
빙하기(Ice Age)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낮아져,
극지방과 고위도 지역에 대륙빙하가 광범위하게 확장되는 시기를 말합니다.
가장 최근의 빙하기는 약 2만 년 전, '최종 최대 빙기(Last Glacial Maximum)'로,
한반도 북부까지 영구 동토가 내려오고 해수면은 현재보다 약 120m 낮았습니다.
빙하기의 원인: 자연적 기후 변화의 메커니즘
1. 밀란코비치 주기(Milankovitch Cycles)
20세기 세르비아의 과학자 밀란코비치는
지구의 궤도와 자전축 변화가 태양에너지의 입사량을 바꿔
빙하기를 유도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주요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이심률 변화(약 10만 년 주기): 지구 궤도가 타원형 ↔ 원형 변화
- 자전축 경사 변화(약 41,000년 주기): 경사각이 커지면 계절 차 심화
- 세차운동(약 23,000년 주기): 지구 자전축의 방향이 서서히 회전
이 세 가지 주기가 중첩되면 특정 시점에 극지방으로 유입되는 태양 복사량이 줄어들며,
빙하기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2. 화산 활동과 태양 복사량 감소
대규모 화산 폭발은 대기 중 에어로졸을 증가시켜 지구 냉각 효과를 일으킵니다.
또한 태양 흑점 활동의 감소 역시 빙하기와 유사한 소빙기(Little Ice Age) 현상을 초래했습니다.
대표적 사례로 17세기 유럽의 소빙기에는 템즈강이 얼고, 포도 재배가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인류 시대의 빙하기: 홀로세와 간빙기
현재 우리는 홀로세(Holocene)라는 따뜻한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지질학적으로는 빙하기 사이의 짧은 휴식기이지만,
인류 문명이 등장하고 급속히 발전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 농업, 도시, 문화는 안정된 기후 덕분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안정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다음 빙하기는 언제 올까?
천문학적 주기에 따르면, 현재 시점은 다음 빙하기가 시작될 수 있는 조건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우리는 이미 자연적인 주기를 인위적으로 깨뜨렸다."
인간이 만든 변수: 온실가스
산업혁명 이후,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280ppm → 420ppm까지 급증했습니다.
기후과학자들은 이로 인해 지구는 빙하기를 지연시키거나, 아예 막을 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2021년 『Nature』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추세로 유지된다면, 향후 5만년 간 빙하기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이는 자연 주기를 넘어서 인류가 지구 시스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뜻합니다.
빙하기보다 더 빠른 위기: 기후변화
빙하기는 수만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지만,
현대의 지구온난화는 단 수십 년 만에 기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 북극 해빙 면적 축소
- 해수면 상승
- 해양 순환 변화
- 기상이변의 일상화
결론적으로 우리는 다음 빙하기보다 더 급박한 위기,
즉 기후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대응하지 않으면 그 영향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마무리: 빙하기를 넘어 기후의 주도권은 우리에게 있다
빙하기는 지구의 자연스러운 호흡이었지만,
이제 그 호흡을 인류가 가로막고 있는 상황입니다.
- 우리는 지구 시스템의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라
- 행동을 통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주체입니다.
다음 빙하기가 늦춰지든, 인류가 만든 '인공 간빙기'가 지속되든,
우리가 택한 선택이 미래의 기후를 결정할 것입니다.